구조적 아방가르드를 그리는 디자이너, 박춘무

운영자 | 입력 : 2012/08/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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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무는 평소 무표정이 표정이다. 사진이라도 찍을라치면 “어떻게 하죠?”락 엄살을 부리지만 늘 사진은 기대 이상으로 잘 나온다. 이상하게도 그녀가 좋아하는 무채색의느낌이 그녀의 얼굴에서도 나타난다. 컬러보다는 흑백사진이 훨씬 잘 어울리는 그녀의 사진을 유심히 보다 보면 소년의 장난끼와 소녀의 순수함이 함께 묻어난다. 어쨌든 그녀의 이러한 중성적인 느낌은 컬렉션에 선보이는 남성복과 여성복에서 서로 오버랩되는 ‘젠더리스 룩(genderless look)’으로 보여진다.
남편이 이뤄 놓은 ‘데무(Demo)’의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건물 외형과 그곳에 걸린 포스터는 금새 데무 건물임을 알게 했다. 그 포스터는 뿔을 단 아방가르드 한 헤어스타일에, 블랙 수트를 입은 모델의 대형 사진이다.
‘박춘무로부터’라는 뜻의 데무는, 회사 인테리어부터 외관에 까지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어 보였다. 무채색 톤의 모던하고 미니멀한 5층 박춘무 사무실에는 그녀의 색깔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책상이 있는 벽면에는 그녀의 스타일화 수십 개가 핀으로 꼽혀 있고, 정면 유리창 쪽으로는 그녀의 패션 스타일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한 쪽 구석이 약간 어긋난 채 그려져 있는 도형 그림들이 걸려 있다. 다림판 위에는 수북하게 쌓여있는 작업 지시서와 디자인 북이 있고, 그 안에는 그녀의 성실함과 꼼꼼함이 깃들어 있다.
2003 봄/여름 파리 컬렉션에 이어 서울 컬렉션을 끝 마치고 난 후, 박춘무는 또 다시 프레타포르테 부산 컬렉션에도 참가해 부산 시민에게 자신의 에스프리를 선보인다. 이미 파리 컬렉션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그녀는 서울 컬렉션도 성공리에 마쳤다.
도소매점을 하던 시절에 쌓았던 그녀의 바잉 능력을 설명하자면 남대문 스토리를 꼭 이야기해야하는데도, 그녀는 이제 남대문 레파토리는 그만 하자고 한다. 그녀는 뭐든지 한 템포 늦게 시작했다. 옷을 만드셨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시절부터 어깨 너머로 배우고 자란 그녀는, 가정이 어려워지면서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오직 대학 등록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홍익공업대학 도안과를 다니며 소매점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화가가 될 결심을 했던 그녀는, 그 때 까지만 해도 항상 그림을 그리며 화가의 꿈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그녀가 1981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현제 데무 사장인 남편 최병문을 만나 8년 간 연애 끝에 결혼했다.
1998년 30세의 나이에 ‘데무’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시작해 그녀는 디자인 실장으로, 남편은 사장으로, 현재의 데무 신화를 이룩했다. 디자이너 활동을 하면서도 의상공부에 미련이 남았다고. 1987년에 국제패션디자인연구원을 졸업한 후에도, 그녀는 각종 기관과 대학원에서 MD과정과 패턴을 틈틈이 연수할 만큼 열성적이었다. 공부는 끝이 없고 자신의 내면에 끊임없이 무언가를 집어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마 20세 때부터였다. 늘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했기 때문에 특별한 취미가 없었다. 그녀에게는 해외 출장이 곧 여행이자 휴식이다. 1년의 4분의 1은 해외에 나가 있는 그녀는 오히려 해외 출장이 국내에서 일하는 것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파리와 뉴욕 등지에 머무를 때에는 박물관에도 가고, 건축물이나 구조물을 보면서 영감을 얻는다. 직선적인 실루엣을 좋아하는 그녀는 좋아하는 것도 구조적인 라인이다. 그녀와 디자이너 이경원과의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이경원과 함께 파리에서 동고동락하던 시절, 하루는 이경원과 꽃집엘 갔다. 그런데 이경원은 주인에게 꽃의 이름과 가격을 물어봤고, 박춘무는 꽃이 피어 있지 않은 잎사귀가 길다랗고 큰 신물에만 관심이 있었다. 너무나 다른 둘이 어떻게 동고동락하는 친구가 되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라고. 이 스토리만 들어봐도 그녀의 디자이너 세계를 알 수 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예쁘지 않은 걸 예쁘다고 할 때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어딘가 모르게 볼수록 끌리고 멋있는 것을 좋아한다. 


1996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파리 프레타 포르테 전시회에 참가해 왔고, 1999년 부터는 뉴욕 패션쿠튀르에도 참가하는 등 활발한 해외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신인 같지 않은 늦은 나이에 98 서울패션인상 신인디자이너상을 수상하면서 디자이너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다지기 시작했다. 세계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온 그녀는, 드디어 1999년 뉴욕에 ‘박춘무’라는 브랜드로 샵을 오픈했다. 국내에서는 1995년부터 ‘뉴웨이브 인 서울(NWS)’ 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는 매년 서울 컬렉션에 참가해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녀는 스무 살 때부터 항상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했기 때문에, 특별한 취미가 없다. 그래서 그녀에게 해외 출장이 곧 여행이자 휴식이다. 일년의 4분의 1은 프랑스와 미국, 일본 등지에 나가 있는 그녀는 오히려 해외출장이 국내에서 일하는 것 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파리와 뉴욕 등지에 있을 때에는 박물관에 가기도 하고, 건축물이나 구조물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는 그녀는 그것을 디자인으로 승화시킨다. 의상에서 직선적인 실루엣을 좋아하는 그녀는, 건축물이나 구조물의 선에서 묘한 매력을 느낀다고.
파리에서 있었던 일 중에 디자이너 이경원과의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이경원과 함께 파리에서 동고동락하던 시절이었다. 하루는 이경원과 꽃집엘 갔다. 그런데 이경원은 주인에게 연신꽃의 이름과 가격을 물어봤고, 박춘무는 꽃이 없는 잎사귀가 길다란 식물에만 눈길이 갔다. 그렇게 서로 취향이 다른데 어떻게 동고동락하는 친구가 되었는지 아직도 의문이라고. 이 일화만 들어봐도 그녀의 디자이너 세계를 알 수 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예쁘지 않은 걸 예쁘다고 할 때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어딘가 모르게 볼 수록 끌리고 매력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녀가 프레타 포르테 부산을 통해 선보이는 테마는 알파벳 ‘C’라고 한다. C로 시작하는 chemic, crystal, clean, cocoon, castle, chandelier 등의 단어를 모아 르네상스의 느낌을 모던하고 투명하게 재해석했다. 컬렉션에서는 화이트 톤의 깔끔하고 섹시한 톱들이 대거 선보인다. 화학식(Chemic)의 그물 구조를 나타내느 듯한 금속 체인 위에 크리스탈(crystal)을 댄 톱, 화이트 가죽을 그물처럼 엮어 크리스탈을 붙인 톱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것들은 턱(tuck)을 넣어 만든 누에고치(cocoon)모양의 볼륨 있는 마이크로 팬츠와 잘 어우러져 하나의 크리스탈 성(castle)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리고 크리스탈과 스팽글로 이루어진 핸드 메이드 니트 톱은 상들리에(chandelier)의 불빛처럼 그 성을 밝힌다. 그리고 유니콘이 날아가는 듯한 문양의 자카드 데님의 재킷과 베스트, 스커트는 그 성을 지키는 수호대로 등장할 예정.
컬러는 화이트, 실버, 골드, 그레이, 블랙 등이 선보이고, 금속장 팬츠에 턱(tuck)으로 볼륨감을 더했따. 이번에 유독 볼륨감을 강조한 것은, 그 동안 직선적인 아방가르드를 표현했던 박춘무에게는 새로운 시도인 셈. 여기에 액세서리와 주름장식 등 디테일적인 면이 강조되고, 전반적인 실루엣과 스타일은 곡선적이고 복조적인 특징을 가진다.
지난 시즌 컬렉션이 직선 실루엣에서 곡선 실루엣으로 넘어가는 중간 과정이라면, 이번 시즌은 곡선과 볼륨의 완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선적이고 심플한 실루엣의 반듯함에서 보일 듯 말 듯 어긋나 있는 것을 좋아하는 박춘무의 곡선적 볼륨감이 어떻게 표현될지 눈 여겨 보시길.
해외 컬렉션에서는 모델 선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기도 했다. 몇 백 명의 모델에게 입혀보고 선택해야 했기 때문. 그리고 이례적으로 코디네이션의 완성도를 위해 스타일리스트를 기용했다. 그러나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아도 코디네이션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디자이너 자신의 중심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그녀는 고등학교 때 까지 미술반장과 미화반장을 도맡으면서 그림만 그리며 학창생활을 보낸 것 같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대학에서 도안을 배울 때 까지 화가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던 그녀의 끼가 구조적 압아가르드라는 패션으로 승화되어 우리에게 색다른 그림을 그려주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는 그녀가 또 어떤 그림을 우리에게 그려 주게 될지, 새하얀 도화지를 준비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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