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패션위크․팝업스토어 통해 ‘대학생 브랜드’ 이슈몰이
대학생 작품전시회에서 그치지만 유통망까지 확대되 상품화까지 이끌어
열정으로 뭉친PLAN6 수익내자고 시작한거 아니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과 재정적 지원 필요
▲ 좌측부터 김가은(마케팅 여신), 이제성(패턴의 신), 배지영(테일러 여신), 윤지현(봉제 여신), 이정은(가봉 여신) | |
최근 대학생들이 런칭한 브랜드가 화제다.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졸업반 학생들이 합심해 만든 프로젝트 브랜드 ‘PLAN6’다.
지난 16일 취재차 방문한 PLAN6의 사무실은 건국대 디자인예술대학 건물 601호. 사무실 주소지는 다름 아닌 의상학과 강의실로 사실상 강의실에 더부살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만난 PLAN6의 멤버는 모두 다섯 명으로 김가은, 이정은, 윤지현, 배지영, 이제성 씨다.
이날도 다섯 명의 멤버들은 강의실에서 한창 작업 중이었다. 강의실 뒤편에 놓여있는 행거와 마네킹에는 PLAN6라는 브랜드명이 선명하게 새겨진 옷들이 걸쳐져 있었다.
PLAN6의 탄생은 의상디자인학과 심상보 교수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4학년생들의 졸업 패션쇼가 끝나고 심 교수는 대학생들이 브랜드를 런칭해볼 것을 제안하고 이에 공감한 학생들을 주축으로 PLAN6가 탄생됐다.
초창기 20명이었던 멤버는 일부 취직과 동시에 탈퇴하면서 지금은 12명으로 줄었다.
Mystery Circle과 Breeze
PLAN6는 크게 Mystery Circle과 Breeze라는 두 파트로 나눠진다. Mystery Circle은 최신 키워드를 토대로 트랜디한 감성과 실험적인 요소를 다루며 캐주얼하지만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표현해낸다.
반면 Breeze 파트는 소재로부터 오는 영감을 받아 자연적인 소재로 디자인을 풀어내 직선적이고 소재와 절개선으로 디자인을 완성한다.
대학생 브랜드 세상에 주목을 받다지난 7월 8일부터 11일까지 국내 대학생으로는 처음 홍콩패션위크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와 패션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이목을 끌었다.
또 9월 20일부터 26일까지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대학생들이 런칭한 브랜드’라는 이슈를 타며 언론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제성 씨는 “PLAN6의 주 타깃은 20대를 겨냥한 젊은 옷이지만, 실제로 당시 방문한 소비자들은 30~40대들이 더 많았을 뿐만 아니라, 자녀와 함께 온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어머니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김가은 씨는 “소비자는 돈을 지불하고 상품을 산다. 아무리 학생이 런칭한 브랜드라도 상품의 질이 떨어지면 사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이 옷에 대해 진지하게 물어봐주셨고, 구매해주셨다” 덧붙여 “한 손님은 다음에는 이 옷이 조금 길었으면 좋겠다, 대단하다는 등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당시 감사한 마음을 표현 했다.
맴버들은 입을 모아 “PLAN6는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슈화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사실 지금은 과도기에 놓여 있다. 앞으로 PLAN6가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 “졸업하는 우리가 이 PLAN6를 계속 이끌지 아니면 후배들에게 이어줄지에 대해 그 방향성을 모색 중”이라며 브랜드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털어 놨다.
그러나 가장 큰 고민은 부족한 자금 문제다.
홍콩패션위크 참가 당시에는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20명의 멤버 전원이 홍콩을 갈 수 있었지만, 이 후로는 맴버의 개인의 자비와 현대백화점 목동점 팝업스토어 당시 벌어들인 수익으로 모든 걸 해결하고 있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면 일단 돈이 든다. 퀵서비스부터 시작해 공임료까지 생각보다 많은 돈이 지출 됐다”며 “이런 문제에 부닥칠 때마다 난감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초창기 멤버들이 도중하차한 이유도 따지고 보면 재정적인 어려움과 자비를 들여한다는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비록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자’는 PLAN6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인 뒷받침 없이는 어렵다. 학교 선배들이 원단을 지원해주고 교수님들의 도움을 받아 끌어가고 있지만 명확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번 백화점 입점이 갑작스럽게 진행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이 발생했다. 학교에 손을 벌릴 수 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학교 떠나는거 너무 아쉬워 PLAN6는 대학생 브랜드라는 본래 취지에 맞춰 졸업과 동시에 그만 두어야 한다. 졸업반인 배지영 씨는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겠다. 사실 나이에 쫓겨 떠밀려 졸업한 것 같다. 디자인대학도 수의대학처럼 5년으로 바꿨으며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또 “취업이라는 문턱에서 고민이 많다”며 말했다.
반면 윤지현 씨는 “사실 고등학교 생활과 달리 대학교는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인정받기 때문에 무척 즐겁다. 너무 즐겁게 보냈기 때문에 4년이라는 시간이 무척 빨리 지났다. 아쉬우면서도 앞으로의 일들이 무척 궁금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들 모두 졸업 후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취업이라는 두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다.
한편 PLAN6는 오는 11월 15일 현대백화점 신촌점 PLAN6 두 번째 팝업스토어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확실하게 소비자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박창민 인턴기자 tinnews@t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