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이학림의 칼럼 8th. 2014 S/S Seoul Fashion Week

KoreaFashionNews | 입력 : 2013/10/21 [20:30]
10월 18일부터 10월 23일까지 6일간 2014년 봄/여름 시즌을 겨냥한 서울 패션위크가 시작된다.
 
언젠가 이후로 서울 패션위크는 그 전처럼 그저 ‘그들만의 리그’를 벗어나, 좀 더 체계화 되고 젊어졌으며 축제화되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국의 패션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은 이 기간에 자기 개성을 뽐내고 싶고 보여주고 싶어 서울로 모여든다. 설사 그것이 좀 과하거나 괴기스러우면 어떻고, 세련되지 못하고 천박하면 어떻단 말인가. 그저 옷을 좋아하고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그것 또한 하나의 의사소통 방식이며 탈출구인데 말이다. 
  
컬렉션의 라인업에도 조금 변화가 보인다. 작년 10월 첫 무대를 가졌던 필자의 브랜드가 리스트에 빠져있는 것은 몹시 안타까운 일이지만, ‘GN’으로 불리우는 1년에서 5년 경력 미만의 신인 디자이너들의 무대인 ‘Generation Next’는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12개의 브랜드가 참여한 것에 비해 이번 패션위크부터는 18개 브랜드로 규모가 커졌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외국의 바이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이 GN이라는 새로운 서울 패션위크의 예비주인공들의 무대에 관심을 점점 갖기 시작했다니 분명히 좋은 소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GN 뿐 아니라 서울 패션위크 자체의 라인업도 분명히 몇 년 전과 달리 GN 출신으로 몇 년간 내공을 다진 브랜드들과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어 보이는 브랜드들이 주로 배치되어 있다는 점도 좋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13년 초의 서울 패션센터 폐쇄와 함께 불어 닥친 ‘서울 패션위크’의 위기는 이후 CFDK(Council of Fashion Designers of Korea, 한국 패션 디자이너 연합회) 설립으로 위태위태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겼고 서울 패션위크의 운영 역시 대행사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결론적으로는 점점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전히 문제점은 산재해있다. 늘 반복되는 문제이면서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동시에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한 ‘축제의 개념 이전의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서울 패션위크’를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디자이너들조차 사실상 반은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서울 패션위크의 고질적인 해외수주문제가 올해는 어떻게 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쇼는 북적거리지만 실제로 해외로부터의 바잉은 거의 없는 ‘인기 없는 패션위크’의 오명에 대한 대책은 만들었는지 패션위크가 끝나고 나면 또다시 평가를 받게 되겠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아직은 지난 시즌에 비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서울 패션위크 기간중의 또 하나의 행사인 ‘서울 패션 페어’ 문제 역시 해결점을 아직 찾지 못한 것 같아 보인다. 행사 장소에 참여 업체 인원 이외에 상담을 위해 부스를 도는 ‘바이어’는 거의 본 적도 없을 만큼 조용히 묻혀버리곤 했던 것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이번 시즌부터 서울 패션위크는 그동안 해온 것과는 달리, 입장 티켓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서울 패션위크는 해당 브랜드와 패션위크 조직위에서 발급, 배송하는 VIP티켓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은 입장 방법이 없어졌다.
 
그동안 축제처럼 서울 패션위크를 즐겨온 젊은이들에게는 사실 매우 섭섭한 결정일 수 있다. 이미 경매 사이트에는, 마치 프로야구 입장권처럼 패션쇼 입장 티켓이 꽤 고가에 ‘매물’로 등장까지 할 정도이니, 들어가서 그 열기를 직접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너무 안타까운 결정일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필자는 이 결정에 찬성하는데, 그 이유는 패션쇼의 ‘본연의 목적’ 때문이다. 원래 유럽의 귀부인들에게 새로 만든 옷들을 보여주고 팔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귀족들을 자기 아뜰리에에 초대한 것에서 유래한 ‘패션쇼’는 사실은 철저하게 ‘옷을 살 사람(바이어)’와 ‘옷을 홍보해줄 사람(미디어)’ 그리고 ‘그 쇼 자체를 이슈화 시킬 수 있는 사람(셀러브리티)’을 위한 것이다. 철저한 하나의 ‘비즈니스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입장권’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몇몇 케이스들이 (예를 들면, 브랜드에는 별 관심이 없는데 그저 잘생긴 모델들을 구경하러 들어와서 괴성을 질러대던 철없는 학생들의 문제라던가, 정작 ‘판매’에는 도움이 안 될, 많기만 한 ‘구경꾼’들로 인해서 런웨이 자체의 무게감이 떨어져 버린다던가 하는 문제 등) 앞으로는 사라진다는 점에서 좀 더 진지한 서울 패션위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그동안 이 기간을 즐겨온 많은 사람들에게는 섭섭한 소식이 될 수 있겠지만, 그동안 좋아했던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고 그 브랜드에 진지하게 접근하면 자연스레 줄서서 구입하지 않아도 VIP 티켓이 본인에게 배송되는 ‘특별함’을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동안 하도 인기가 없어서 누구라도 들어올 수 있게 티켓을 판매 해오던 서울 패션위크가 자체적으로 티켓판매를 중지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서울 패션위크의 위상이 그만큼 커졌다는 반증이 아닐까? 게다가 내년부터는 동대문 역사문화 공원에 건설중인 디자인 갤러리에서 서울 패션위크가 열리게 되었다고 한다.
 
몇 년간 이곳저곳을 유랑(?)하며 위기를 넘긴 서울 패션위크가 이제서야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고 아울러 한걸음 더 진보할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아무쪼록 전국의 패션인이여, 이 축제를 위하여 건배!

▲ 20CFBB CHIEF DESIGNER 이학림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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