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운 매력 ‘어글리 스웨터’

“우린 크리스마스에 어글리 스웨터 입고 파티를 해”
O.F.F. 서포터즈 기자 한최해람 | 입력 : 2025/01/07 [15:37]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눈길이 가는 아이템이 있다. 

바로 ‘UGLY SWEATER’다. 어글리 스웨터는 북미에서 시작된 전통적인 겨울 의상으로 ‘촌스럽고 못생긴’ 스타일의 스웨터를 말한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과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자주 착용하던 스웨터들이 어글리 스웨터의 시초였다. 

 

 >출처: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중 한 장면. Universal Pictures

 

가내수공업이 일반적이었던 당시에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머니 혹은 할머니가 직접 뜬 스웨터를 아이들에게 선물했다. 이 스웨터들은 대개 두껍고 편안한 울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눈사람, 산타클로스, 전구 등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그래픽과 패턴을 과장되게 표현하였다. 대체로 매우 화려하고 지나치게 장식적이어서 ‘못생긴’이라는 형용사를 붙여 ‘UGLY’ SWEATER라고 부르게 됐다.  

 

 >출처: Wit Knits 공식 텀블러 계정

 

당시 선물용으로 흔히 주고받는 아이템이었기 때문에 ‘패션’이라기보다 실용적이고 유머러스한 아이템이었다. 어글리 스웨터는 못생겼지만, 사랑스러운 특징을 가졌고, 크리스마스 시즌의 즐거운 분위기를 느끼는 하나의 방법으로 여겨졌다. 

 

 >출처: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중 한 장면.

 

대표적으로 해리포터에서 론 위즐리의 엄마가 만들어주는 스웨터가 그중 하나이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4> 7화에서는 에밀리가 프랑스 가족들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어글리 스웨터를 입고 참석하는데, 프랑스 가족들은 촌스러운 스웨터를 보며 당장 벗으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글리 스웨터 파티’는 1980년대 북미에서 처음 등장했다.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크리스마스 파티에 가장 못생긴 스웨터를 입고 모여 서로의 어글리 스웨터를 자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문화가 점차 인기를 끌었고 사회적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출처: @TheHughJackman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어글리 스웨터는 패션계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대중문화에서 이 스타일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크리스마스에 어글리 스웨터를 입고 파티를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됐다. 특히 2000년대 후반, 셀럽들이 어글리 스웨터를 입고 등장하면서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출처: @hoooooyeony

 

2010년대부터 어글리 스웨터는 실용성과 유머를 넘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시즌 한정판 아이템으로 출시하면서 기발한 디자인과 고급 소재를 더해 트렌드로 발전시켰다.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다양한 어글리 스웨터 컬렉션을 선보이기 시작했으며 하나의 패션 장르가 되었다. 어글리 스웨터는 단순한 웃음거리에서 벗어나,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 유머를 즐기는 유쾌한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출처: Prada 2022 f/w

 

프라다(PRADA)

프라다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한정판 어글리 스웨터를 선보인다. 고급 울 소재로 만든 스웨터에 산타클로스나 눈송이 같은 요소를 현대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출처: Gucci exquisite collection

 

구찌(GUCCI)

구찌는 기발하고 화려한 디자인의 어글리 스웨터를 출시하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화려한 컬러와 고급스러운 디테일로 대담하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 

 

 >출처: Balenciaga 2021 f/w

 

발렌시아가(BALENCIAGA)

발렌시아가의 상징적인 로고나 대담한 그래픽을 활용하여 스트리트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요소들을 현대적인 스트리트웨어 스타일로 나타낸다. 

 

 >출처: @millionarchive

 

이처럼 어글리 스웨터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국내 브랜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올해 다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노르딕 패턴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빈티지 가게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어글리 스웨터를 판매하기도 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영등포 롯데백화점 1층에 CYC 빈티지샵이 크리스마스 어글리 니트 마켓을 열었다. CYC는 미국 뉴욕 현지에서 유명 브랜드 빈티지 의류를 수출 수입하는 회사이다. 12월 24일까지 2+1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촌스러울수록 매력적인 어글리 스웨터. 올해는 친구 혹은 가족들과 함께 어글리 스웨터를 입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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