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계 강타했던 플러스 사이즈, 끝인가?

인기 식으며, 수요 감소세…사이즈 다양성 새로운 접근 시도
O.F.F. 서포터즈 기자 이진용 | 입력 : 2024/12/10 [16:38]

플러스 사이즈 패션은 다양한 체형을 포용하는 상징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패션 업계에서는 플러스 사이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고있다. 보그 비즈니스의 ‘Spring/Summer 2025 size inclusivity report’에 따르면, 플러스 사이즈 의류는 더는 예전만큼 인기를 끌지 않으며, 브랜드들은 사이즈 다양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플러스 사이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동시에, 사회적·문화적 요인들이 패션 트렌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Etser Manas

 

2025 S/S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등 4대 패션위크에서는 여전히 사이즈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네 도시에서 선보인 총 룩 중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은 0.8%에 불과해, 작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런던 패션위크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의 비율이 1.7%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고, 미드 사이즈 모델 비율은 11.4%로 소폭 증가했다. 런던은 특히 신진 브랜드들이 사이즈 다양성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며, 기존의 마른 체형 모델 기용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엿보였지만, 여전히 주요 브랜드들이 보수적인 캐스팅을 고수하고 있어 전반적인 포용성 측면에서 한계가 남아있다.

 

출처:Vogue business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사이즈의 포용성이 거의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브랜드가 다시 극도로 마른 모델을 채용했다. 파리에서는 오직 0.7%의 의상만이 플러스 사이즈 모델에게 할당되었고, 2.0%는 미드사이즈, 나머지 97.3%는 스트레이트 사이즈였다. 

 

몇몇 디자이너는 포용적인 캐스팅을 지향했지만, 상위 브랜드들은 여전히 사이즈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았다. 벨기에의 에스터 마나스(Ester manas)와 미국의 릭 오웬스(Rick Owens)가 포용성을 위해 힘썼고, 샤넬(Chanel)도 약간의 변화를 보였으나 전반적으로 미비한 수준이었다.

 

 ▶출처:Vogue business

 

플러스 사이즈 인기 하락의 원인?

 

체중 감량 약물인 오젬픽(Ozempic)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많은 사람이 체중을 줄이고 날씬한 체형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특히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체중 감량을 통해 마른 체형을 부각하면서 이러한 문화적 변화가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플러스 사이즈 의류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또한 바디 포지티브 운동의 상업화로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커졌다. 원래 다양한 체형을 포용하고 신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이기 위한 진정성 있는 운동이었지만, 많은 브랜드가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하면서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졌다. 소비자들은 바디 포지티브를 내세우던 브랜드들이 다시 날씬한 체형을 이상적인 이미지로 강조하는 것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플러스 사이즈 패션의 디자인과 스타일이 제한적이고 획일화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스타일을 찾기 어렵게 만들었고, 플러스 사이즈라는 라벨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다양한 사이즈가 자연스럽게 포함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플러스 사이즈 패션에 대한 수요 감소는 단순히 트렌드 변화뿐만 아니라, 건강과 미적 기준에 대한 인식 변화, 바디 포지티브 운동의 상업화, 그리고 디자인 다양성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정 사이즈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모든 체형과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접근이야말로 진정한 신체 포용성의 시작이다.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단순히 마케팅이 아닌 진정성 있는 의도로 이러한 변화를 추진하기를 원하며,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포용적 패션 문화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의 패션 업계는 진정성과 포괄성을 바탕으로, 체형과 사이즈에 구애받지 않는 패션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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