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은 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었을까?

디자인 다양성과 색상 그리고 기능·미적 요소 매력적
O.F.F. 서포터즈 기자 황성민 | 입력 : 2024/04/01 [23:46]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상으로는 한복이 있지만 우리는 평소 일상생활과는 어울리지 않거나 다소 남들이 보기에 촌스러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복 입기를 꺼린다그러나 우리가 한복을 조금 더 잘 알게 된다면 한복의 매력을 발견하는 동시에 세계적으로 트렌드가 되고 있는 한복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글을 쓰게 됐다.

 

한복은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이 매력적인 의복이다.

한복은 체형에 맞게 정확하게 맞추어져 있으며, 품질 높은 천을 사용해 만들어져 부드럽고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 또한 천 자체를 보면 직선형이지만 주머니가 없기 때문에 입었을 때 몸의 곡선을 살려주는 미적인 특징도 갖고 있다.

 

또한 기능적이고 미적인 요소도 모두 가지고 있다. 한복의 대표적인 색상으로는 자색, 붉은색, 노란색, 갈색 등이 있으며, 각 색마다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한복은 여러 가지 구성요소로 나뉘어져 있다.

한복은 원래 의고 분리의 알타이계 복식을 근간으로 이루어진 특수한 복식제도를 가지고 있다. 우선 여자는 저고리와 치마를, 남자는 저고리와 바지를 입었다. 저고리도 길, 소매, , 동정, 고름으로 구성되며, 저고리도 색감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여자 바지는 치마와 단속곳 속에 입는 속바지로 구성되어 남자 바지와는 다른 형태다. 그리고 최근 이러한 한복의 여러 요소들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글로벌 패션 시장에 한복의 첫 등장, 올해로 30

 

한복이 전 세계 패션시장에 첫 선을 보인 건 30년 전이다.

1994년 한복디자이너 이영희는 디자이너 이신우와 함께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레타 포르테에 참가해 한복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복연구가 이영희는 싱가포르, 맨해튼, 파리 등 많은 나라에서 한복을 주제로 한 패션쇼를 선보였으며, 이상봉 디자이너는 1985년부터 파리에서 태극기 이미지와 모시 소재를 선보였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한복 패션쇼가 열리고 있으며, 특히 2022년 런던 주재 주영한국문화원이 기획한 한복 전시회는 큰 호평을 받았다.

 

한복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디자이너들의 컬렉션 소재로도 각광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디자이너 카롤리나 에레라가 뉴욕 메르세데스 벤츠 패션위크 2011 S/S 컬렉션에서 한국의 저고리와 치마를 사용했으며, 한복의 구성품 중 하나인 갓을 소재로 하나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K-Pop을 중심으로 한복이 패션계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금 한복을 가장 잘 알리고 있는 것은 다양한 나라에서 펼쳐지는 컬렉션이 아닌 K-Pop이라고 해도 무방하다한복을 알리고 있는 K-POP 대표적인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 청하, 블랙핑크, 지코, 모모랜드, 오마이걸 등은 공연에서 한복을 기반으로 한 의상을 입고 한복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한복의 새 장르 모던한복

스타일리시하고 현대 트렌드에 최적화

 

 

다음으로 K-Pop과 여러 세계의 컬렉션을 통해 2020~2023년까지 SS/FW 시즌에 나타난 한국적 요소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우선 우리가 알던 기존의 한복보다 모던한복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알려지고 있다. 모던한복은 웨어러블하고 기존에 있던 형태를 변형하여 조금 더 스타일리시하고 현대 트렌드에 맞게 발전한 지금의 한복이라고 할 수 있다. 모던한복은 2020년 도쿄패럴림픽 개회식과 시상식, 공적인 자리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황이슬 한복디자이너

현재 모던한복을 통해 전 세계에 한복을 알리고 있는 디자이너로는 브랜드 리슬의 황이슬 한복디자이너가 대표적이다. 황이슬 한복디자이너는 소재 다양성을 통해 사람들이 한복에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트위드와 플리스 소재를 비롯해 업사이클링 소재도 의상에 사용하고 있다.

 

황이슬 한복디자이너는 20229월 열린 ‘2023 S/S 밀라노 패션위크 GFC’에서 한복 브랜로는 최초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노방 소재로 재킷을 만들고 치마에는 봉황 무늬를 새기는 등 한국적 요소를 담아낸 총 12벌의 모던한복을 선보였다. 데님, 메시 등 다양한 소재와 과감한 믹스 매치로 외국 매체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는 한복에 베이스를 두고 한국적 요소를 담아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복은 점점 패션의 일부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해주었다.

 

한편 황 한복디자이너는 마마무, KARD, BTS의 무대 의상 제작에도 참여했다.

2018년 전 세계에 생중계된 MMA에서 BTS는 황 한복디자이너가 제작한 모던한복을 입고 공연을 했다. BTS 멤버 슈가의 솔로곡 대취타의 뮤직비디오와 20209월 미국 NBC <지미 팰런쇼>에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또 한 번 세계에 알렸다.

 

김리을 디자이너

이처럼 최근 한복을 주로 사용하는 디자이너들은 K-POP 아티스트들과 협업이 잦아졌다. 그리고 그 많은 디자이너 중 대표적으로 BTS와의 협업을 통한 한복 제작을 시작으로 지코, 드렁큰타이커, 김덕수, 나태주, 김연경 등 유명인들과 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김리을 디자이너.

 

김리을 디자이너는 한복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며, 이색적인 한복정장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복정장은 말 그대로 한복으로 만든 정장이다. 김리을 디자이너는 한복정장의 구성보다 옷 안에 담긴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브랜드의 이름도 리을()’로 지을 만큼 한글을 널리 알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계기로 우리의 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랬다.

 

김리을 디자이너는 30년 전통의 한복 1세대 브랜드 금단제’, 패턴디자인 브랜드 오우르오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블랙핑크의 방송 의상을 제작하기도 했다미국 >에 출연한 블랙핑크는 첫 번째 코첼라의 무대에서 돌체 앤 가바나 커스텀 의상 위에 겉옷으로 개량한복 가운을 입었다.

 

 

김리을 디자이너는 블랙핑크의 주체적인 여성상과 강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한복에 담아냈다. 또한 돌체 앤 가바나와 한복이 한 창작으로 표현됐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명주실크 원단에 멤버별로 십장생, 단청, 모란, 자연별을 모티브로 손자수를 통해 한국적 요소를 강조했다. 이 의상들은 한복의 배래선은 그대로 살리고 평면 재단법으로 만들어 전통 방식을 고수했다.

 

블랙핑크가 입은 한복 크롭 티는 가슴 가리개에서 영감을 받았고, 전통 한복 중 철릭이라는 한복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철릭은 고려시대 때부터 입었던 의복이다. 그리고 블랙핑크는 코첼라 무대와 뮤직 비디오에서 기와, 부채춤, 거문고 등을 사용하며 한복뿐만 아니라 한국을 상징하는 여러 심벌들을 사용했다.

 

김단하 디자이너

브랜드 단하의 김단하 디자이너도 블랙핑크의 한복 의상 제작에 참여한 디자이너다.

코첼라 의상을 예로 들면 한복 특유의 겹쳐 입는 방식을 깨고, 남자 한복을 여자 한복으로 변형시켰으며, 화려한 패턴을 입힌 속옷을 겉옷으로 만들었다. 블랙핑크의 이미지를 더욱 강조해주었다.

 

김단하 디자이너는 한국 전통 평면재단법을 사용하며, 전통적인 요소와 친환경적인 소재 사용을 중요시한다. 몇 번 입고 버려지는 웨딩드레스를 수거해 전통한복으로 만들거나 플라스틱 페트병에서 실을 뽑아 한복 치마 원단으로 사용하는 등 환경을 고려하는 디자인을 자주 시도했다.

 

김단하 디자이너는 202010월 열린 ‘2020 S/S 밴쿠버패션위크에 초청을 받아 한복 패션쇼를 선보인 바 있다. 이어 2021년에는 한복에 전념한지 3년 만에 한복문화 진흥 유공자로 선정되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자신이 가고자하는 길이 옳은 길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앞서 소개한 한복 디자이너 외에도 박선옥 디자이너, 김영진 디자이너 등 한복을 주로 사용하는 디자이너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패션쇼 장소로 한국을 선택하다

 

지금까지 국내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의 한국적인 요소를 널리 알린 행보들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지금부터는 외국의 사례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지난해 517일 경복궁에서 열린 구찌의 ‘2024 크루즈 패션쇼. 

 

구찌는 경복궁은 과거와 현대의 교차점에서 미래를 이끄는 대표적 문화유산이며, 경복궁이라는 공간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하고 싶다는 내용을 담아 문화재위원회에 경복궁 근정전에서 패션쇼를 열 수 있게 허가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구찌의 크루즈 패션쇼는 1990년대 후반의 구찌의 시그니처 디자인과 2010년대의 색감,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한복 치마를 연상시키는 드레스와 저고리를 모티브로 삼은 듯한 리본 디자인의 실크 밴드를 사용하기도 하고 궁중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도 돋보였다. 특히 궁중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은 세계적인 모델인 최소라가 입어 더욱 한국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최근 구찌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에서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을 선보인 디올과 잠수교에서 패션쇼를 선보인 루이비통으로 인해 다시 한국이 주목을 받게 됐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잇따라 패션쇼 장소로 한국을 선택하면서 패션시장이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한국의 패션 시장이 커지면서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한국적인 패션을 선보이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며,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샤넬의 크루즈 패션쇼에서 한복을 다룬 적이 있었다. 하지만 구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어깨에서 겨드랑이로 떨어지는 선이 솔기처럼 표현되거나 배자가 우리가 아는 형태가 아닌 동그랗고 입체적인 느낌으로 변형됐었다. 또한 우리의 실루엣과 디테일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서양의 실루엣과 디테일을 적용해여 한복이지만 우리의 것이 아닌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동아시아 문화를 일반화해 일본과 중국을 포함하면서 한국 고유의 느낌이 아닌 아시아의 느낌을 나타내는 등 국가적인 차별을 두지 않았다. 나전칠기와 조각보 등 한국적인 요소가 들어간 컬렉션이기는 했지만 본질적인 형태와 의미가 변질되었다고 볼 수 있다.

 

김인태 디자이너

마지막으로 이러한 스토리를 잘 구성한 김해김브랜드의 김인태 디자이너에 대해 알아보자. 김인태 디자이너는 프랑스 에스모드 파리에서 쿠튀르를 전공했으며, 파리 의상 조합의 정회원으로 발렌시아가의 디자이너로 활동한 적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삼성패션디자인펀드에서 수상까지 할 정도로 한복을 잘 활용하는 디자이너다. 김인태 디자이너는 저고리를 상징하는 과감한 리본 디자인과 오간자를 주로 사용하며, 꽃을 주제로 그의 작품들을 이어나간다.

 

오간자는 한국적인 요소가 잘 나타나는 원단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셔츠에는 오간자를 이용해 한국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특히 김인태 디자이너가 2020 S/S 시즌에 관종이라는 컨셉으로 선보인 컬렉션에는 한국적인 요소가 디테일로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한국적인 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들어가고 우리의 문화와 전통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이를 발전시키며 더욱 세상에 알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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