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복과 건강 이야기 - 활짝 열린 우주시대

백윤정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연구교수
KoreaFashionNews | 입력 : 2018/09/14 [14:12]

▲ [그림 1] 최초의 상업적 우주여행 체험 참가자의 모습(2001) 출처: Space Science(2012)     © KoreaFashionNews

 

바야흐로 우주시대가 활짝 열렸다. 2001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업적 우주여행(체험형)이 시작된 이후 벌써 2022년에는 우주호텔까지 완성된다고 한다. 2023년쯤이면 우리들 중 누군가는 기꺼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면서 우주복을 입고 우주호텔을 방문하고 있을 것이다.

 

우주 환경이 지구 환경과 다른 점은 산소, 기압(중력), 우주 방사선(cosmic ray),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먼지, 단시간동안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극고온과 극저온의 환경온도 차(-148℃~120℃)등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인체는 오랜 시간 중력이 있는 지구 환경에 적합하게 적응하며 생존해왔기 때문에 우주와 같은 무중력상태에 노출되면 인체에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수년간 지속되어온 NASA의 인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커다란 변화는 바로 빠른 노화 진행이다.

 

또한 중력으로 척추가 눌리지 않아 척추 사이가 벌어지면서 키가 지상에서보다 1~1.6cm 더 커지고 이 과정에서 어떤 우주비행사들은 통증을 느끼기까지 한다. 무중력에서 근육이 서로 지탱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근육량이 줄어들고 뼈에서 철분이 빠져나가 1개월에 1~2%씩 뼈 밀도도 낮아진다.

 

▲ [그림 2] 달 착륙시 입은 우주복(맨왼쪽,미국,1969년), 우주복(왼쪽 두번째,미국,2014; 오른쪽두번째,러시아,2014) 및 머큐리 프로젝트에서 입은 우주복(맨오른쪽,미국,2018) 출처: NASA 홈페이지(2018)     © KoreaFashionNews

 

심장 크기가 줄고 혈장부피와 적혈구 질량이 감소된다. 중력으로 피가 아래로 내려가는 현상을 막아주는 혈관 판막의 역할이 사라지면서 뇌로 혈액이나 체액이 몰린다. 이로 인하여 얼굴이 붓고 안압이 높아지거나 안구가 축소되어 시력이 나빠지기도 한다.

 

그 외에 위장 장애가 발생하면서 식욕이 감퇴되고 멀미, 어지러움이나 메슥거림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이로 인하여 지상에서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며 심리장애가 발생된다고 보고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우주복에는 우주비행사들이 우주활동을 할 수 있는 기능적 활동성 이외에도 무중력으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 방지 및 우주 방사선이나 극심한 환경온도로부터 인체가 체온 조절 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우주복 개발은 1965년 고고도 비행용 의복인 마크 IV 개발에서 출발하였다. 우주복은 1969년 닐 루이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디디는 그 순간부터 우주비행사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우주에서 생활하려면 반드시 입어야하는 활동장치이자 생명유지 장치이기도 하다.

 

▲ [그림 3] 외부탐사용 우주복들(AX5,왼쪽,1998;Z-1,중앙,2012;Z-2,오른쪽,2014) 출처:NASA 홈페이지(2018)     © KoreaFashionNews

 

우주복은 선내우주복(실내용)과 선외우주복(EMU;Extravehicular Mobility Unit) 2가지로 구분된다. 1969년 달착륙 사진 자료를 보면 우주선에 있던 우주인은 선내우주복인 IVCL(Intravehicular Cover Layer,3겹)을 입었고 달에 내린 우주인은 선외우주복인 ITMG(Integrated Thermal Micrometeoroid Garment;7겹)를 입었다.

 

우주복을 형태로 구분하면 헬멧, 냉각용 의복, 우주복 몸체, 장갑, 장화 및 생명유지장치로 나뉜다. 헬멧에는 시력보호를 위해 도금된 창과 음식수공급장치 및 통신장치가 달려있고, 장갑이나 장화는 압력 밀봉장치를 사용하여 우주복 몸체와 강력하게 연결하게 되어있다.

 

우주복 몸체는 보통 4겹으로 되어 있으며 우주에서 우주비행사들이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냉각파이프가 달린 밀착 스판덱스층, 냉각수를 흘려보내는 층, 우레탄층, 압력으로 인해 공기가 부푸는 것을 방지하는 테프론층, 단열 및 방어벽 기능층, 충돌로 인한 찢김 방지를 위한 케블라층 등 평균 12~14개 특수 소재 층으로 되어 있다.

 

특히 안전을 위해 단단하게 겹겹이 구성되어져서 우주복은 1㎡당 10톤 정도 압력을 받게 하였으며 총 무게는 약 140kg정도 된다. 또한 산소공급, 우주복 내 온습도 조절 및 전력공급을 위한 생명유지장치가 우주복 몸체 뒤쪽에 부착되어 있다.

 

▲ [그림 4] 실내용 우주복 (pumkin suit,왼쪽; Biosuit,오른쪽) 출처:NASA 홈페이지(2018)     © KoreaFashionNews

 

그동안 우주는 무중력이어서 실제 우주복 무게보다 덜 무겁게 느끼기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에게 해롭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우주비행사들의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소에 무겁고 불편한 우주복이 포함된다고 NASA에서 보고하였다.

 

미국은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각 프로젝트들의 알려지지 않은 실패를 개선하고 미비점을 보완해오면서 지금 형태의 우주복을 개발했고 비록 2011년 컨스텔레이션 프로그램 중단 이후로 국가에서 직접 우주복을 개발하지는 않지만 외부 민간업체들과 함께 새롭고 다양한 차세대 우주복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우주복 개발은 끊임없는 실패와 도전의 역사로 만들어져왔다. 우주복 개발은 아직 먼 얘기같이 보이지만 성큼 다가온 우주여행시대에는 패션 주도국인 우리나라에서도 건강에 해롭지 않은 대한민국만의 우주복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백윤정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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