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렬 칼럼/ 섬유산지의 부활, 신호탄 쐈다

운영자 | 입력 : 2012/08/24 [11:24]
재도약의 전주곡인가? 최근 섬유산지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섬유류 생산설비와 기업체 수가 증가 추세를 나타내 주목된다. 이는 산지의 기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근거는 ‘2011 대구•경북지역 섬유산업 시설현황’조사 결과다. 대구•경북지역 섬유시설 관련 조사는 1996년 ‘직물제조업 산업합리화 지정’종료 후 1997년, 1999년, 2001년, 2005년, 2007년까지 2년 주기로 5회 진행됐으며 지난해 조사는 4년 만의 일이다.

‘2011 섬유산지 대구•경북 시설현황’조사결과가 큰 관심을 모은다. 요체는 대구•경북이 앞으로 섬유 메카로서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까 여부다. 이에 부응하듯 조사결과는 청신호를 밝혔다. 우선 산지 기능의 척도가 되는 생산기계와 기업체 수 증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또 직물 일변도에서 편직물 쪽으로 생산품목이 확대되는 등 다양화 추세를 보였다. 섬유산지가 우븐•니트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전천후 섬유메카로 재탄생을 예고한 것이다.

지난 2007년 섬유산지 시설현황 조사결과는 한마디로 나락의 상태였다. 산지의 대표적인 설비 제직기의 경우, 1997년 첫 조사 시 약 9만대에 달했지만 2007년 약 66% 감소한 3만대 수준에 그쳤다. 사가공준비기는 더했다. 1999년 4만1876대 설비가 2007년에는 74% 급감한 1만941대까지 떨어졌다. 한마디로 잃어버린 10년을 웅변해주는 섬유산지의 지표, 그 자체였다.

이후 4년, 대구•경북 섬유산지가 절망의 나락에서 힘찬 부활의 날개 짓을 알린다. 제직기, 편직기, 사가공준비기 등 주요 생산설비 모두 증가세를 탔다. 2011년 기준 제직기는 3만2637대, 2007년 대비 8.6% 증가했다. 특히 WJL, AJL, RPL 등 혁신 직기는 물론 북직기까지 대수가 늘어났다. 사가공준비기의 증가세는 더 컸다. 2007년 대비 15.8% 증가한 1만2673대였다. 편직기도 2.8% 증가한 6451대로 조사됐다. 

설비 확대는 즉각 업체수의 증가로 연동됐다. 업체수 증가가 두드러진 곳은 편직물과 사가공준비 분야가 꼽힌 가운데 각각 11.3%•15.3%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 대구지역은 염색과 니트, 제직 중심으로, 경북지역은 원사, 사가공준비, 제직 분야를 축으로 한 업종 비중의 특징을 강하게 드러냈다.

업체당 생산설비 보유대수 역시 강소기업 지향을 뚜렷이 했다. WJL 보유업체의 경우 201대 이상 보유업체는 3개사에 그쳤다. 대신 51대에서 100대 규모를 갖춘 업체가 약 37%에 달했다. AJL과 RPL의 경우 201대 이상 보유업체는 아예 없다. AJL은 11대에서 30대 규모 업체가 약 40%에 이르고, RPL 업체는 11대에서 30대 규모가 63%를 넘겼다. 한마디로 소량 다품종 생산체제가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증거다.

이의 반증은 직물의 부가가치율이 의류를 추월한데서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섬유산업의 부가가치율은 다운스트림에 가까울수록 높지만 2007년을 기점으로 이게 역전 양상을 나타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의류를 추월한 직물류의 부가가치율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는 데 있다. 글로벌 아웃도어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직물 개발 드라이브가 기폭제 역할을 맡는다. 지난 10여 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결과이기에 앞으로 산지의 역할 강화가 자못 기대를 높인다. 

문제는 염색가공분야다. 제직이나 사가공업계가 이미 치렀던 구조조정에 갓 진입한 모습이다. 이를 입증시키듯 염색가공기 감소세가 뚜렷하다. 산지의 염색가공기는 2005년 4852대로 정점을 보인 후 2011년 18.2% 급감한 3970대 선까지 뚝 떨어졌다. 그런데도 염색업계의 가동률은 연 평균 70% 선에도 못 미친다. 앞으로 염색업계에 더 큰 시련을 안기는 신호탄을 예고하는 것이다. 

산지의 부활은 다름 아니다. 스트림 간 융합 동반성장 시스템 정착에 달렸다. 염색분야의 강소기업 체질 변화가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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